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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여배우를 찾고 있나요?"(인터뷰)

청석회원 2012. 4. 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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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여배우를 찾고 있나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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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얼굴과 대비되는 개성 강한 역할들을 주로 맡았던 김예원.

 

[스포츠서울닷컴 | 오영경 기자] 데뷔작이자 첫 주연작이었던 영화에선 벙어리 역할이었다. 여배우에겐 치명적일 수도 있는 노출 연기까지 있었다. 첫 안방극장 도전작에선 베트남 출신 식모 역을 맡았다. '써니'에선 걸쭉한 욕을 쉴 새 없이 내뱉는 일진 리더였다. 그리고 이번엔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 인물을 연기했다.

 

예쁜 얼굴과 대비되는, 개성이 강해도 너무 강한 역할들만 맡아온 그는 배우 김예원(25)이다. 사실 그녀를 처음 눈여겨보게 된 작품은 영화 '가루지기'였다. 말 한마디 없는 역할이었지만 여자가 봐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춤사위는 백 마디 대사보다 강렬했다. 알고 보니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무용을 전공했던 학생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4년 정도 무용을 배웠어요. 무용 전공자들에겐 다치는 게 흔한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같은 곳을 반복해서 다치다보니 나중엔 무용을 할 수 없단 진단까지 받았죠. 그땐 저의 모든 게 사라졌다고 생각할 정도로 충격이 심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길을 찾기 위한 시련이었던 것 같아요."

 

첫 작품 '가루지기'에서 노출 연기에 도전했던 김예원.

춤꾼의 삶을 포기한 뒤 스스로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또 다른 꿈을 찾았다. 연기자였다. 그는 "무용에서도 연기가 큰 부분이기 때문에 똑같은 희열과 에너지를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의 반대를 꺾기 위해 악을 쓰고 노력한 끝에 가장 들어가기 힘들다는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이후 오디션장을 전전하다 운 좋게도 첫 작품에서 봉태규, 윤여정과 함께 주연을 맡았다. 소속사도 없이 혼자 이뤄낸 성과였다. 그에게 기쁨과 함께 시련도 안겨준 영화 '가루지기'.

 

"오디션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대본만 들고 어떤 작품인지 정보도 없이 그날 바로 카메라 테스트를 보러가서 합격했어요. 생짜 신인이었기 때문에 두 달 정도를 영화사에 왔다갔다 하며 매번 오디션 보는 것처럼 내주시는 숙제를 해오고 연기도 보여드렸죠. 아이가 처음 말을 배우듯이 하나하나 배워나갔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제가 배우가 된다는 실감을 못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의 모험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첫 작품에서 노출 연기를 한다는 건 그의 연기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김예원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 "이 장면이 역할을 표현하기에 꼭 필요한지, 적절한지 생각했을 때 그렇다고 생각했다"고 모험을 시도한 이유를 설명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립' 연기에 도전한 김예원.

두 번째 영화에서도 도전은 계속됐다. 700만 관객이 본 흥행작 '써니'에선 일진 고등학생 역을 맡아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김예원은 "배우로서도 여자로서도 걱정이 많이 됐다. 하지만 그럴 것 같지 않은 애가 해야 더 재미있다는 감독님 말씀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독특한 역할을 고집하는 남다른 이유가 있는지, 또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진 않은지 궁금했다.

 

"얼굴을 검게 칠하고 몸빼바지를 입는 게 부끄럽거나 아쉽진 않아요. 그보다 여자로서 예쁘게 보이기 위해 역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부분들을 놓치는 게 더 아쉬워요.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역할에 제한을 두기보다 주어진 역에 최선을 다해서 오로지 그 인물로 보이도록 하는 게 제 목표예요."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프로포즈 대작전'에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립' 연기에 도전했다. 유승호, 박은빈 등 한참 어린 동생들과 동갑내기로 출연하며 '동안 미모'를 뽐내기도 했다.

 

"어려져서 기분이 좋긴 했어요. 같이 작업하는 친구들 중에 제가 제일 연장자였거든요. 항상 촬영장 막내생활만 하면서 뒤따라가는 입장이었는데 처음으로 동생들과 연기하려니 걱정이 되기도 했죠. 그래서 '굳이 언니, 누나인 척 하지 말고 차라리 그들과 친구가 되자'고 마음먹었어요. 한 명도 모난 사람 없이 착한 사람들만 모여 있어서 현장이 정말 즐거웠죠."

 

말투나 목소리톤을 들으면 그 사람의 내면이 보인다는 김예원.

극 중 김예원은 12년간 한 남자의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받는다. 평소에도 한결같은 사랑에 설렘을 느끼는 편이라는 그는 실제로는 그런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두 눈을 반짝였다.

 

"데뷔 이후 사람을 만날 시간이 없어서 연애를 못했어요. 작품에서 벗어날 시간이 필요한 편인데 계속 작품을 해서 인물에서 빠져나오기 급급해 사람들을 만날 틈이 없었죠. 이상형이요? 저를 현명하게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또 목소리가 중요해요. 말투나 목소리 톤을 들으면 그 사람의 내면이 보이거든요."

 

'허니'의 제시카 알바같은 역할을 맡고 싶다고 밝힌 김예원.

목소리를 중시해서일까. 김예원은 노래에도 관심이 많다. 몇몇 출연작에선 OST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제대로 된 음악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래하고 춤추는 걸 모두 좋아해서 음악영화에 도전하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노래를 한다든지 몸을 쓴다든지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모습들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허니'의 제시카 알바처럼요."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자신의 목표를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김예원을 보니 '한국의 제시카 알바'를 만나게 될 날이 머지않은 듯한 예감이 들었다.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여배우를 찾고 있는 감독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김예원을 한번 만나보라고.

 

 

스포츠서울닷컴 연예팀 ssent@media.sportsseoul.com/ 노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