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이야기

[한해선의 영화 원정기]그래도 배우는 건졌다! '수어사이드 스쿼드'-'국가대표2' 속 신스틸러

청석회원 2016. 8. 3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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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영화는 극장에서 간판이 내려간 후 보석 같은 배우를 남긴다.

 

8월 극장가는 여름 성수기 흥행을 노리는 신작들의 전쟁터였다. 여기서 가장 먼저 승기를 잡은 작품은 올해 첫 천만 관객 수를 돌파한 ‘부산행’(감독 연상호). 뒤를 이어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 ‘덕혜옹주’(감독 허진호), ‘터널’(감독 김성훈)이 각각 누적 관객 수 690만, 530만, 620만(29일 기준)까지 모으며 크게 네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다.


  개봉 전 여름 기대작으로 손꼽힌 ‘빅4’가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주요 네 작품이 쾌재를 부를 때 그늘에 가려져 고배를 마신 영화들도 있었다. 그 중 ‘수어사이드 스쿼드’(데이비드 에이어)와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가 대표적이겠다.


  두 영화는 블록버스터 규모로 제작됐을 뿐더러 대거 출연진의 등장으로 개봉 전부터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2013년 ‘맨 오브 스틸’과 올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이은 DC코믹스의 확장 유니버스 세 번째 작품으로, 악으로 거악을 처단한다는 설정 하에 윌 스미스, 자레드 레토, 마고 로비 등 화려한 캐스팅 소식이 들리며 마블에 대적할 올해 최고 히어로물로 점쳐졌다.

  여성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팀의 2013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 출전기를 수애, 오연서, 오달수 등이 피땀 어린 도전 실화로 그려낸 ‘국가대표2’ 역시 2009년 흥행작 ‘국가대표’(감독 김용화)의 다음 시리즈로 또 한 번의 가슴 뜨거운 감동실화를 전할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베일이 벗겨진 후 두 영화의 스코어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3일 개봉 당일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39만 7천 명 가량의 관객을 동원하며 단번에 박스오피스 1위를 치고 올라왔지만, 3위 안에 머무는 것은 5일 천하였다. 이후에는 5위, 7위에 머물며 점차 순위에서 밀려나는 형국이었다.

 영화는 예고를 통해 캐릭터들의 역대급 재기발랄함, 전혀 다른 방식의 광대한 스토리 전개를 기대케 했지만, 조커(자레드 레토 분)와 할리퀸(마고 로비 분)의 로맨스에만 중점을 맞추는 바람에 그 밖의 캐릭터들의 깊이와 개연성이 부족한 결과로 나타났다. 히어로계 양대산맥 중 먼저 터를 닦아놓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것도 이유였다.



 ‘국가대표2’는 초반 분위기부터 그다지 좋지 않았다. 개봉 첫 날인 10일 6만 1500명 정도를 모으며 박스오피스 6위로 출발한 것. 당시 박스오피스는 이미 ‘터널’ ‘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부산행’의 ‘빅4’가 점령한 상태였다.

 이후 별다른 오름세 없이 7, 8위로 하락하며 지지부진한 스코어를 보이던 ‘국가대표2’는 천만요정 오달수와 수장 수애에게 굴욕을 안긴 작품으로 남았다. 그렇게 29일 기준으로 각각 누적 관객 수 189만 6637명과 69만 4503명을 기록한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국가대표2’는 현재 전국 극장가에서 간판을 내렸다.

 

두 영화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스크린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비친 몇 몇 배우의 잔상은 뚜렷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마고 로비를, ‘국가대표2’는 김예원을 낳았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4), ‘레전드 오브 타잔’(2016)에서 두각을 드러낸 섹시스타 마고 로비는 할리퀸으로 변신하며 핑크와 블루로 물들인 양갈래 머리, 찢어진 티셔츠, 핫팬츠 차림으로 외형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섹시하면서 통통 튀는 대체 불가한 걸 크러쉬 매력을 쏟아냈다. 야구배트와 리볼버로 적을 처단하는 장면에서 강인한 면모도 내세우며 조커와의 커플 연기로 사랑스러운 면모까지 전한 할리퀸은 마고 로비의 ‘인생 캐릭터'로 남았다.


김예원은 ‘가루지기’(2008)에서 달갱으로 분하며 시스루 한복 차림으로 우아한 선의 한국무용을 매 장면마다 선보이며 마을의 ‘정신 나간 여자’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이후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해오기는 했지만, 그리 큰 화제가 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

 그러던 그가 이번 ‘국가대표2’를 통해서는 취집으로 인생 반전을 꿈꾸는 백치미의 전직 피겨요정 김가연 역을 특색 있게 연기했다. 조연임에도 김예원이 나오는 장면들에서는 존재감이 단연 돋보였다. 공주병에 시종일관 상대를 자극하는 톡 쏘는 말투로 밉상 캐릭터를 선보인 김예원은 혹독한 훈련 속에서 점차 국가대표 팀원으로 젖어들며 인간미 있는 입체적인 인물로 거듭났다.

  주 조연을 불문하고 스크린을 사로잡는 배우들의 활약은 관객들에게 늘 흥미로운 자극요소가 된다. 비록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안타까운 탄식이 나올지라도 일부 장면으로 부분 부분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캐릭터는 어쨌든 그 영화 전체까지 기억하게끔 만든다. 이들이 이전에 없던 강렬한 캐릭터로 승부수를 띄웠기 때문에 배우로서도 주목받을 수 있었다는 점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서 드러날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지는 것이다.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메가박스 플러스엠)